주절주절
엄마만들기
완짱맘
2005. 11. 17. 09:27
전에 보았던 어떤 드라마에서는 변덕스러운 엄마의 성격이
그 자식들의 정신건강에 어떻게 영향하는지 다룬적이 있었다.
이상성격의 아이들 옆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부모가 있을 것이며
그 전에도 그런류의 영화나 내용을 적지않게 보아왔던거 같다.
난 요즘 그런 두려움에 가끔씩 우울해지곤 한다.
아이는 언제나 한결같은데,
정작 엄마인 나는 한없이 요동치는 감정의 기복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.
아이는 날 보며 웃는다.
그것이 장난기 어린 미소인지, 아니면 소변을 미처 참지못하고 싸버린 미안함인지,
정말로 엄마와 있는 시간이 좋은 건지.... 그 속내는 모를일이다.
하지만 적어도 엄마를 지 맘대로 어떻게 해보려 하진 않을거란 생각이 든다
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느낀대로 감정대로 순수할 뿐이다.
난 어떤가?
때론 웃으며 야단치고 야단치며 웃곤 한다.
물론 정신병자의 그런 류는 아니지만 내 감정에 치우쳐 아이를 대할 때가 솔솔찮게 있다.
그린곤 혼자 미안해 하며 잠든 아이의 얼굴에 뽀뽀를 해댄다.
엄마가 되기 전에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할 것들을 그땐 아예 생각조차 못했었다.
배넷저고리, 기저귀, 아이 용품들....사실 그것들은 그다지 중요치 않았었다.
한 아이의 엄마가 되기위해 가져야할 내적인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...
이제 하나둘씩 까발려지는 내 모습들에 나 스스로 놀라고 실망하고 반성하고...
아이에게 좋은 엄마를 하나 만들어 줄 수 없는한
내가 그 아이의 오직 하나뿐인 엄마인 것을 매 순간 잊어선 안될거 같다.